[인터뷰]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으며 10년 간 춘천을 뛰어 온 유소은 환경 활동가

쓰레기가 줄어드는 맑은 공기의 도시,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은 당연해야 하지만 미세먼지로 인해 당연하지 않게 됐다.

지난 10년 동안 이 ‘당연해야 할 것들’을 지키기 위해 춘천 곳곳을 뛰어온 사람이 있다. 환경 활동가 유소은이다. ‘문제의 답은 늘 현장에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먼저 보고 그들의 편의성을 위한 제도를 고민한다는 유소은 활동가를 만났다.


Q. 환경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문득 아이들이 숨 쉬는 공기는 별 문제는 없는가?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는 모두에게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다. 예컨대 공기청정기 등 환기시설이 있는 집과 없는 집의 차이는 너무 컸고, 아이들은 그 불평등을 고스란히 겪고 있던 거다.



Q. 미세먼지를 넘어 자원순환·보행·생태교통까지 활동영역이 넓어지게 된 건?

A. 확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세먼지를 들여다보면 바로 쓰레기로, 쓰레기를 들여다보면 에너지나 교통 문제가 대두되는 즉 환경은 이처럼 하나의 구조로 연결돼 있다. 그러니 이중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는, 하나의 문제를 깊이 파고들면 다음 문제가 자연스럽게 드러나 시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Q. 활동 원칙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를 우선이라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A. 정책보다 사람들의 삶이 먼저여야 하니 늘 현장을 먼저 찾는다. 그래야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이고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해결해야 하는 지 알 수 있다. 그래서 현장을 먼저 보고 들으러 가는 거다. 예를 들면 오가는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들의 동선에서 느끼는 불편함, 그 자리의 공기나 냄새까지. 그게 해결의 출발점이다.




Q. 현장에서 실제로 변화를 만든 사례를 든다면?


‘한 상 차리면 쓰레기가 이만큼’ / 장례식장 다회용기 전환


A. 춘천 쓰레기 소각장은 하루 170톤까지만 태울 수 있는데, 실제로는 평일 기준 180~190톤, 주말에는 200톤 넘게 배출된다. 다 소각할 수 없는 양은 옆 매립장에 묻었다가, 나중에 다시 꺼내 태우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2030년부터는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니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발생 자체를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시민들이 장례식장 일회용 접시를 줄여달라는 요구를 했다. 손님을 위한 한 상을 차릴 때 쓰이는 일회용접시가 이미 수 십 개이니 한 집 장례만 치러도 엄청난 양의 일회용기가 쏟아져 나왔다.

우선 그것만 줄여도 좋겠다는 생각에 장례식장, 시, 세척·수거 업체들 대표를 만나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쓰면 쓰레기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세척·수거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장례식장 입장에서도 손해가 나지 않도록 춘천 시민들과 공무원들이 함께 구체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업체가 없었다. “수거·세척해도 수익이 안 난다고 손해만 본다”는 반응이었다. 업체들을 계속 설득하고, 춘천시와 구조를 다시 짜고, 그 중 드디어 ‘깨끗’이라는 업체가 첫 번째로 참여하며 구조를 재편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춘천 장례식장 대부분이 다회용기를 쓰고 작년에 자원순환 분야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됐다.

이 사례는 그냥 ‘환경 캠페인’에 그친 것이 아니라 도시의 쓰레기 구조를 실제로 바꾼 탁월한 사례로 평가 받고, 나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Q. 춘천에서 나고 자라며, 춘천이 도시로 성장하는 걸 가까이에서 보셨는데, 춘천은 지금 어떤 도시인가?

A. 도농복합 구조라 미세먼지나 쓰레기 문제가 반복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환경이 정말 좋다. 지역 먹거리·로컬경제·자연이 잘 연결되면 춘천은 충분히 건강한 ‘순환형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문제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구도 점차 늘며, 가능성이 무한한 도시이다.



활동가 유소은이 자원순환에 대해 시민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Q. 시민들과의 소통 방식을 특별하게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A. 앞서도 말했듯 불편의 이유, 즉 문제점은 항상 현장에 있다. 부모, 아이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행정과 제도권에 잘 전달해 불편사항이 해결되는 것을 보는. 그 역할이 내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 같은 활동가, 즉 오래 듣고, 오래 걷는 사람은 꼭 필요하다.




Q.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A. 십여 년 간 현장을 뛰며 했던 활동들, 불법소각 방지교육, 다회용기 사업, 물 인심 옹달샘 활동 등이 이제 지역에 안착되는 시기를 맞았다. 

좋은 방안을 찾았다면 다음단계로 반드시 제도화해 지속시키는 게 필요하고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환경 활동가가 현대시대에서 바라보는 환경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문제점의 방향성이 서면 다음, 또 다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 현장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이 계속 내가 해야 할 일이다.



Q.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A. “사람 옆에서 답을 찾는 사람.” 그것이 활동가로서의 내 주제어이다. 



인터뷰를 마친 후 춘천의 봄을 지키는 유소은 활동가와 같은 인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인류가 함부로 대한 자연이 이제 그 댓가를 치르라는 경고장을 세계의 뉴스로 대면하고 있는 이때, 환경에 대한 경각심뿐 아니라 구체적 대안을 위해 오늘도 활동가의 걸음이 현장으로 향하고 있으니 춘천의 미래는 건강 할 것이다.    


김정하 기자 (jeongha0823@gmail.com)

서은경 기자 (monet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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