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고도의 물질문명 속에 살면서도 역설적으로 가장 원초적인 건강을 잃어가고 있다. 가공식품과 카페인, 만성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면역력 저하가 일상이 된 오늘날, 우리 곁에는 묵묵히 자연의 숨결을 길어 올리는 이가 있다. 산야초를 현대인의 체질에 맞는 고품격 ‘약선차(藥膳茶)’로 승화시키며 차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수제차 명인, 선엽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선엽 스님은 급격한 환경 변화와 피로 속에서 건강의 균형이 쉽게 깨지는 현대인들을 위해 약선차의 깊은 철학과 그 치유의 세계를 가감 없이 전파하고 있다.
◇벼랑 끝에서 발견한 자연의 보물, 약선차의 탄생
선엽 스님의 약선차 연구는 책상 위에서 탄생한 탁상공론이 아니다. 스님의 삶 자체가 곧 치유와 극복의 기록이다. 어린 시절부터 허약했던 체질, 그리고 출가 후 병원 법당 소임 시절 겪었던 극심한 사지마비와 바이러스 감염은 스님에게 인생의 가장 거대한 시련이었다. 현대 의학의 한계 앞에서 스님은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직접 산과 들로 나섰다.
“우리 땅에 자라는 이름 없는 들풀과 나무의 잎, 뿌리에는 저마다의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추운 겨울을 묵묵히 견뎌내고 싹을 틔운 풀, 강렬한 태양을 고스란히 머금은 꽃은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보약이다”
스님은 스스로 몸을 돌보는 과정에서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고전 의학서의 지혜를 현대 생리학과 접목했다. 풀을 말리는 일차원적 가공을 넘어, 전통 법제 방식과 수십 차례의 덖음 과정을 거쳐 300여 종에 이르는 독창적인 약선차 레시피를 구축했다. 이 고유한 결과물은 신체 면역력 증진과 질환 치유에 초점을 맞춘 독보적인 ‘먹는 약’이자 완성도 높은 차(茶) 예술이다.
◇‘맹물’보다 빠른 흡수, 약선차는 인체 순환의 과학이다
선엽 스님이 강조하는 약선차의 핵심 차별점은 바로 ‘체내 순환과 정화’에 있다. 현대인들이 겪는 만성피로, 만성 염증, 대사 질환의 원인 중 상당수는 체내 수분 부족과 대사 부산물(요산 등 독소)의 축적에서 비롯된다.
스님은 “맹물은 세포막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리지만, 제대로 법제된 약선차는 우리 몸의 기운을 소통시키고 세포 구석구석을 정화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식후에 체질에 맞는 제철 약차를 마시는 습관만으로도 간 기능 보호, 혈액 정화, 면역력 강화라는 훌륭한 예방 의학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이 개발한 약선차 라인업은 인위적인 향미 조작을 배제한다. 각 장기의 대사 기능을 돕고 현대인의 취약한 건강 지표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불필요한 첨가물을 걷어내고 자연 원료 본연의 힘만으로 깊은 맛과 향을 내어, 입으로 마시고 몸으로 흡수되는 감각의 조화를 이뤄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덖음과 법제, 시간과 정성이 만드는 치유의 예술
선엽 스님의 차가 특별한 이유는 원료 자체의 신선함뿐만 아니라, 이를 다루는 ‘법제(法製)’ 과정에 있다. 법제란 약재의 독성을 제거하고 효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찌고, 볶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는 전통 조제법이다. 스님은 이 과정을 거쳐 식물의 거친 성질을 부드럽게 다스려 우리 몸에 가장 유익한 상태로 전환시킨다.
덖음 과정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수행과 같다. 뜨거운 솥 위에서 손끝으로 전달되는 감각을 통해 잎의 미세한 수분 변화를 읽고, 최적의 향과 약성이 우러나올 수 있도록 불을 세심하게 조절한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의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스님만의 독보적인 향미와 효능을 구현해낸다. 이는 마실 거리를 만드는 행위를 넘어, 식물의 생명력을 인간의 생명력으로 온전히 치환하는 연금술에 가깝다.
◇전통의 깊이와 품격, 세계무대에서 찬사를 받다
선엽 스님의 약선차는 전통 원료의 깊은 맛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하여 해외 무대에서도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 스님이 개발한 ‘침향공진단차’는 벨기에 브뤼셀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미각 평가기관 ITI(International Taste Institute)의 ‘슈페리어 테이스트 어워드(Superior Taste Award)’에서 2스타(2 Stars)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ITI는 세계 각국의 식음료를 전문 셰프와 소믈리에들이 엄격한 블라인드 관능 평가를 거쳐 심사하는 기관으로, 2스타는 종합평가 80~90%에 해당하는 뛰어난 수준의 제품에만 부여되는 영예다. 유럽의 미식가들과 저명한 셰프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전통원료 고유의 깊은 풍미와 현대적인 음용 편의성을 조화롭게 이끌어낸 점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ITI 측 역시 이 상이 국제 식음료 시장에서 제품의 인지도와 차별화, 그리고 바이어와 소비자의 신뢰 형성에 중요한 척도가 된다고 설명한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차 한 맛’을 인정받은 것에 머물지 않는다. 오랜 시간 연구해 온 한국의 약차와 전통 제다·법제의 지혜를 현대적인 식음료 문화로 발전시켜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았다는 데 중요한 가치가 있다. 선엽 스님은 “한 잔의 차에 한국의 자연과 수행의 정신을 담아 세계와 만났다”는 소감과 함께, 이번 2스타 수상이 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사찰약차와 전통차가 세계적인 ‘K-Tea’ 문화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라고 의미를 짚었다.
앞으로 이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약차의 체계적인 연구와 기록, 후학 양성, 그리고 표준화와 상품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차 문화는 세계인이 향유하는 문화유산으로 더욱 견고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저력은 중국 CCTV의 집중 조명 및 미국 디톡스 프로그램 초청 강연 등으로 이어지며 국경을 넘나드는 활발한 대외 행보로 꽃을 피우고 있다.
◇차 한 잔에 담긴 수행과 치유의 메시지
스님에게 차를 만들고 덖는 과정은 그 자체로 치열한 수행(修行)이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신선한 식물을 채취하고, 정성을 다해 법제하며, 찻잔에 담아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마음을 비우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스님은 최근 용산구 이태원동 224-50으로 이전한 티카페 ‘마음정원’을 통해 대중과 깊이 있게 소통하고 있다. 이곳은 일상적인 상업 공간의 틀을 벗어나, 차 한 잔을 매개로 자신을 깊이 돌아보고 일상의 치유를 경험하는 따뜻한 안식처다.
“차는 후세에 전하는 양생의 선약(仙藥)이자 수명을 연장시키는 묘한 수단이다. 거창하고 복잡한 건강법을 찾기보다, 매일 아침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진정한 건강이 시작된다”
일상 속에서 체온 조절 능력을 잃고 면역력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몸의 온기를 지키고 기운을 맑게 순환시키는 선엽 스님의 약선차 지혜는 큰 울림을 준다. 인스턴트 건강식품이 채우지 못하는 빈틈을 메우며 대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아낸 선엽 스님의 약선차는 우리에게 조용하지만 강렬한 치유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오늘, 찻잔 속에 피어나는 자연의 순리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그 한 잔의 여유 속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정한 치유와 위로가 담겨 있을 것이다. 스님이 덖어낸 차 한 잔은 잃어버린 우리 몸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다정한 응원이자,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따뜻한 초대장이기 때문이다.
(※ 이전 안내: 용산구 이태원동 224-50 ‘마음정원’ 선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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